한의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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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정말로 간에 해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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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한의원 작성일08-01-15 12:30 조회4,1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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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정말로 간에 해로운가?

손 창 규 교수 /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약물에 의한 간손상이란?

2500억개 각각의 간세포를 중심으로 양쪽에 혈관과 담관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간은 일반적으로 모든 약물을 대사시켜 무독화하거나 혹은 더 독한 약물로 변하게도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간의 정상적인 기능이 억제되는 경우가 치료 목적의 약물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을 약물유인성 간손상(drug-induced liver injury)이라고 한다.

한편, 인체로 들어간 일체의 음식물이나 술, 약물, 중금속 등에 의한 경우는 더 커다란 의미로 중독성 간손상 혹은 중독성 간염(toxic hepatitis)이라 한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대략 전체 간염의 20~40%가 약물에 의한 것이며, 간부전이 유발된 경우의 약 50%가 약물의 부작용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간독성을 유발하는 약물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열진통제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성분)이라는 것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약물에 의한 간손상의 종류와 진단은?

약물에 의한 간손상은 대략 세 개의 패턴으로 일어난다. 즉 간세포의 파괴가 주로 일어나는 간세포손상형, 담즙의 배설이 방해되는 담즙울체형 그리고 두 경우의 혼합형으로 나타난다. 약물을 복용하던 중에 간기능의 이상과 관련된 증상이 발견되면 약물유인성 간손상을 의심하는데, 일반적으로 ALT(간세포의 파괴), Alkaline phospatase(간내 혈액과 담즙 흐름과 대사), 빌리루빈(담즙 배설)이 2~3배 이상 상승하면 더욱 강하게 의심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약물에 의한 간손상을 명확하게 확진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조직검사를 통해서도 다른 원인에 의한 간손상과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른 원인이 없으니 약물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배제진단(exclusion diagnosis)법을 쓰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을 사용한다.

즉, 간손상과 약물과의 상관성에서 중요한 요소인 약물의 사용 기간과 발병 시기 및 양상, 약물에 대한 그동안의 사례, 간염바이러스 보균여부와 같은 7가지의 주요 인자들의 유무나 정도에 따라 점수(RUCAM score)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만약에 이러한 것들에 대한 철저하거나 과학적인 검토가 없이 약물을 섭취한 사실만 지나치게 강조된다면 약물유인성 간손상이라는 진단자체에 오류가 발생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약물이 간에 손상을 일으키는 조건은?

약물이 간독성을 유발시키는 과정에는 3개의 중요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첫째로는 가장 중요하게 약물 자체와 직접 관련된 원인으로 약물이 어떤 종류인지, 얼마만큼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하는 것 등이다.

둘째로는 약물을 사용한 개체의 요인으로 개인의 유전적 특징과 성별, 나이, 체중, 면역학적 인자나 당시에 다른 질환의 유무 등이다. 셋째로는 환경적 요인으로 함께 먹은 음식물, 독성물질을 비롯한 알콜, 커피, 흡연, 공해물질이나 화학물질 혹은 산화제 등에 대한 노출도 중요하게 관여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적절한 조건을 형성하면 어떠한 개인은 전혀 무독하다고 알려진 약물에서도 종종 간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정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약이 간독성을 유발한다고 하려면?

따라서 일반적으로 어떤 약물이 간독성을 유발한다고, 혹은 간에 나쁘게 작용한다고 말할 때는 위의 세가 요인들 중에서 약물 자체가 갖는 원인에 의한 경우만을 한정한다.

즉, A라는 사람이 a’라는 약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간독성이 생겼다고 의심된다고해서 a’는 일반적으로 간독성을 유발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함께한 술에 의해서, 같이 복용한 다른 약물이나 원래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에 의해서, 혹은 오염된 다른 물질 등에 의해서 간손상이 생긴 경우에는 그 약물을 주어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 모든 음식물과 모든 통용되는 약물은 간독성의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한약은 그 어떤 화학제제의 약물보다 간독성에 한하여서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방병원에서 3개월 이상 매일 한약을 복용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간기능 관련 검사를 시행한 결과 간에 이상이 발생한 환자는 발견할 수 없었다.

또한 간암을 비롯하여 간경화, 바이러스성 간염, 알콜성 간질환 환자들에게 한방 간장약을 투여한 1000여명의 환자들 모두가 간질환이 한약물에 의해서 약화됐다고 의심할 만한 환자는 없었다.

약 1000여종이 넘는 한약물 중에서 간손상의 위험이 있는 약물들은 잘 분리되어있으며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숙지하면 염려는 없다고 하겠다. 만약에 더욱 세련된 연구와 조사를 통해서 한약 중에서 어떠한 약물이 어떠한 사람이나 질환, 혹은 어떠한 경우에 간독성의 위험이 얼마만큼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

처방전보다는 항상 약이 더 위험하다?

2000여년의 이상 역사를 가진 한의학과 한약의 사용은 한약의 안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이다. 약 100년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간장질환 환자들조차도 한약을 복용하고 정상적인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그러면 한약의 간독성과 의심될 만한 경우들이 드물게 회자되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 추측컨대 대부분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요인들 중에서 약물 자체라기보다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이나 환경적인 요인들이 많이 작용했으리라 여겨진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 양약을 포함한 대부분의 약물에 의한 약화사고가 부주의에 의한 실수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약물도 재배조건이나 운송, 구입, 조제, 환자에게 전달 및 복용 방법이나 용량지도 등에 이르기까지 항상 부주의한 실수 하나가 환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 즉, 아무리 정확한 진단에 의거하여 처방을 하였다 하더라도 환자가 100% 정확한 약을 복용하고 있질 않다면 이 약물에 의해서(처방전이 아닌) 사고는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환자와는 물론이고 의료인 상호간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라도 약물과 간독성에 대한 최신 지견과 한약물에 대한 새로운 약리정보의 습득에도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한의신문 기자


신문게재일자 2008-01-14
입력시간 2008/01/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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