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사의 한약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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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한의원 작성일08-01-15 12:38 조회4,6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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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에 의한 간 손상은 왜 모르쇠?”
윤 영 주 / 해마한의원장(의사·한의사)
근거 없는 한약 비난은 마녀사냥… 단호히 대처
한약 안전성 입증,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때
최근 MBC드라마 ‘뉴 하트’ 파문은 한약 폄훼의 극한을 보여준 사례였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도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반복해 주장하면 진실처럼 돼 버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은 마녀사냥이 난무했던 중세시대를 연상시킨다.
‘한약이 간에 나쁘다’고 떠들어대는 의사들에게 묻는다. 어떤 근거로 한약을 폄훼하는가. 근거중심의학에서는 몇 개의 사례만으로 치료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 정확한 원인산정 과정도 거치지 않은 몇몇 증례보고로 한약 전체가 간 손상을 일으킨다는 용감한(?) 주장은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약인성 간 손상의 판정 기준과 그것이 또한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가를 알고 있는가. 다른 원인들을 충분히 배제하지 않고 단지 간 손상 이전에 한번이라도 한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손쉽게 한약에 모든 혐의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한간학회지(2006년 12권 1호)의 논평에 따르면 “대부분의 임상의는 RUCAM의 세부 사항을 암기하지 못하는 상태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또 ‘전체 약인성 간 손상 중 몇%가 한약에 의한 것이다’고 결론 내렸던 관련 국내 논문들의 본질적인 한계를 모르는가. 대한간학회지(2006년 12권 1호)는 또한 “의무기록을 통한 후향적인 조사로는 원인산정법에 의한 점수 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판정에 필요한 항목들이 다 조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적절한 자료와 연구방식으로 매해 비슷한 논문들이 만들어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또한 수천 가지 ‘한약’ 중 구체적으로 어떤 한약재와 처방을 지적하는가. 케토코나졸(무좀치료제), 아이나(결핵약),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 등 간 손상 유발 가능성이 높은 약을 명시하지 않은 채 “양약은 모두 간에 나쁘다”라고 한다면 무식의 소치로 치부할 것이 뻔하다. 실제 건기식이나 자가 민간요법 등에 의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데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 생약(=한약)의 문제로 만들어 한의사를 공격하고 한의학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고 있을 뿐이다.
양약에 의한 간 손상은 왜 또 모른 척 하는가. 전향적 연구를 표방했던 최근의 한 연구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병원 입원 치료 과정 중 무수히 발생하는 간 손상은 병원 소화기내과에 외래를 통해 입원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모든 통계에서 빠져 있다. 또 양약의 경우 처방전이 모두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분별로 발생빈도를 분석하지 않고 있다.
한약도 약이므로 부작용의 가능성은 있고 한약-양약의 병용이 일상적인 한국 의료 현실에서는 더욱 세밀한 모니터링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어떻게 근거 자료를 만들어 제시하라는 것인가.
진실로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이해관계와 편견에 사로잡힌 연구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타당한 연구방식을 설계하여 한의계와 이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요즘 미국의 선거를 보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감동’을 주는 ‘비전’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의사들의 행태를 감정적으로 비난만 해가지고는 한약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믿고 있지 않으면서 남을 설득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약의 치료효과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과 한약 품질 관리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진정어린 호소만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그때까지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 언론을 통한 공식적인 언급, 내원 환자에게 한 비공식적 발언, 의사들의 근거 없는 발언은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의계에도 묻겠다. 한약 안전성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스런 질문에 우리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있는가.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할 때다.
한의신문 기자
신문게재일자 2008-01-14
입력시간 2008/01/11 08:57
윤 영 주 / 해마한의원장(의사·한의사)
근거 없는 한약 비난은 마녀사냥… 단호히 대처
한약 안전성 입증,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때
최근 MBC드라마 ‘뉴 하트’ 파문은 한약 폄훼의 극한을 보여준 사례였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도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반복해 주장하면 진실처럼 돼 버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은 마녀사냥이 난무했던 중세시대를 연상시킨다.
‘한약이 간에 나쁘다’고 떠들어대는 의사들에게 묻는다. 어떤 근거로 한약을 폄훼하는가. 근거중심의학에서는 몇 개의 사례만으로 치료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 정확한 원인산정 과정도 거치지 않은 몇몇 증례보고로 한약 전체가 간 손상을 일으킨다는 용감한(?) 주장은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약인성 간 손상의 판정 기준과 그것이 또한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가를 알고 있는가. 다른 원인들을 충분히 배제하지 않고 단지 간 손상 이전에 한번이라도 한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손쉽게 한약에 모든 혐의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한간학회지(2006년 12권 1호)의 논평에 따르면 “대부분의 임상의는 RUCAM의 세부 사항을 암기하지 못하는 상태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또 ‘전체 약인성 간 손상 중 몇%가 한약에 의한 것이다’고 결론 내렸던 관련 국내 논문들의 본질적인 한계를 모르는가. 대한간학회지(2006년 12권 1호)는 또한 “의무기록을 통한 후향적인 조사로는 원인산정법에 의한 점수 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판정에 필요한 항목들이 다 조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적절한 자료와 연구방식으로 매해 비슷한 논문들이 만들어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또한 수천 가지 ‘한약’ 중 구체적으로 어떤 한약재와 처방을 지적하는가. 케토코나졸(무좀치료제), 아이나(결핵약),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 등 간 손상 유발 가능성이 높은 약을 명시하지 않은 채 “양약은 모두 간에 나쁘다”라고 한다면 무식의 소치로 치부할 것이 뻔하다. 실제 건기식이나 자가 민간요법 등에 의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데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 생약(=한약)의 문제로 만들어 한의사를 공격하고 한의학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고 있을 뿐이다.
양약에 의한 간 손상은 왜 또 모른 척 하는가. 전향적 연구를 표방했던 최근의 한 연구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병원 입원 치료 과정 중 무수히 발생하는 간 손상은 병원 소화기내과에 외래를 통해 입원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모든 통계에서 빠져 있다. 또 양약의 경우 처방전이 모두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분별로 발생빈도를 분석하지 않고 있다.
한약도 약이므로 부작용의 가능성은 있고 한약-양약의 병용이 일상적인 한국 의료 현실에서는 더욱 세밀한 모니터링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어떻게 근거 자료를 만들어 제시하라는 것인가.
진실로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이해관계와 편견에 사로잡힌 연구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타당한 연구방식을 설계하여 한의계와 이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요즘 미국의 선거를 보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감동’을 주는 ‘비전’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의사들의 행태를 감정적으로 비난만 해가지고는 한약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믿고 있지 않으면서 남을 설득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약의 치료효과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과 한약 품질 관리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진정어린 호소만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그때까지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 언론을 통한 공식적인 언급, 내원 환자에게 한 비공식적 발언, 의사들의 근거 없는 발언은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의계에도 묻겠다. 한약 안전성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스런 질문에 우리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있는가.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할 때다.
한의신문 기자
신문게재일자 2008-01-14
입력시간 2008/01/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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