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말하는 혈(血)은 현대의학의 혈액과 거의 같은데 한열(寒熱)의 개념을 갖는 특징이 있습니다.

혈(血)은 음식물의 흡수로 만들어져 심장에 의해 혈관을 돌며, 사람이 쉴 때는 간에 저장되기도 합니다.

음식섭취가 불량할 경우나 소모성질환, 출혈 후는 혈(血)이 부족해져 혈허(血虛)상태가 됩니다.

혈(血)이 피부, 근골, 장기에 영양을 공급하므로 혈허(血虛)하게 되면 장기 및 조직의 작용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못해 두통, 어지러움, 불안, 불면, 초조, 시력저하, 이명, 난청, 부정맥, 위염, 사지무력 및 위축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물이 없으면 물고기가 뛰고, 나무에 물기가 마르면 고목이 되어 뒤틀리듯 근육이 당기는 증상은 혈액공급 이상에서 옵니다.


<어혈(瘀血)>
한의학의 중요한 용어인 어혈(瘀血)은 정체되어 이용되지 못하는 비정상혈액 뭉치를 말하며, 탁한피, 멍, 혈전, 색전 등의 포괄적인 표현입니다. 동맥경화, 고지혈증은 어혈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어혈이 뭉쳐있으면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저린 증상 및 이상감각, 만성통증을 일으킵니다. 탁한 피가 정체되어 있으면 정상적 혈액의 유입을 방해하여 해당 장기의 기능을 방해합니다.

특히 여성에 있어 하복부의 혈행장애를 일으키는 어혈(瘀血)은 생리통, 생리덩어리, 생리불순, 무월경, 불임 및 각종 부인과질환을 일으키는 주요인이 되기 때문에 어혈을 제거하는 처방을 쓸 때 만성적인 부인과질환이 깨끗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한의약에서 중풍을 치료하는 주요원리는 출혈되거나 막힌 부위의 어혈을 녹여주는 것입니다.


<혈열(血熱)>
매운 음식의 장기 식사, 과음,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감염은 체내 열을 축적시키는데 이를 혈열(血熱)이라고 합니다.

혈열(血熱) 상태에서는 얼굴이 붉어지고 몸에 열감을 느끼며 땀을 많이 흘리고 염증 및 감염에 용이한 상태가 됩니다. 두통, 고혈압항강두통, 불면, 안충혈 및 염증, 축농증, 중이염, 구강염, 설염, 끈적한 노란 가래, 지방간, 췌장염, 패혈증, 변비, 난치성만성피부염은 혈열(血熱)과 관계가 있습니다.

한의약에 혈열(血熱)상태를 청혈(淸血)시키는 약물 및 처방들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혈열(血熱)상태를 용이하게 교정하며 수반되는 현대의학의 난치성 질환들에 효과를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약의 피를 맑게하는 작용에 대한 연구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수오, 산사 등은 혈중지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2. 약리실험보고에 의하면 도인, 홍화, 당귀, 적작약, 천궁 등의 활혈거어(活血祛瘀) 약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혈관의 저항력을 저하시킴으로써 심근의 이완을 완전하게 하고 심장의 수축력을 증강시키는 등의 혈액순환개선작용을 가질 뿐만 아니라 미세순환과 결체조직대사 및 혈액의 성상을 개선시키며 혈소판의 표면활성과 응집성을 저하시키는 작용까지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혈(活血)은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는 뜻입니다. 거어(袪瘀)는 어혈을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3. 실험에 의하면 대승기탕(大承氣湯)에 단삼, 삼릉, 봉출, 적작약, 도인, 금은화, 황금을 넣은 처방은 장관의 운동과 혈류를 개선시켜서 수술 후 복강내유착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혈화어(活血化瘀) 약물의 작용

1. 혈액순환과 심장기능을 개선시킨다.
혈전폐색성혈관염의 경우 말초혈류량이 증가되었고 혈류도상에 파폭(波幅)이 평균 0.025 ohm이던 것이 0.057ohm까지 높아졌으며 심근경색, 협심증, 뇌혈전증, 결절성홍반, 외상으로 인한 어혈 등에 대해서도 일정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천산갑, 수질, 익모초, 봉출, 도인 등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관저항력을 저하시키는 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단삼, 천궁, 적작약, 홍화 등 약물은 관상동맥혈류량을 증가시켜서 심장기능을 개선하는 작용을 하였다.

2. 미세순환을 개선시킨다.
모세혈관내의 혈류가 가속되었고 적혈구가 응집되던 현상도 호전되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 복강과 골반강 내의 혈액, 삼출액, 혈종 흡수를 촉진한다.
집토끼의 복강내로 2.5% 형광나트륨을 1.5ml/kg 씩 주입하여 집토끼의 눈동자에 황록색의 형광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복강내 삼출액과 복강내 단백용액의 흡수까지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4. 식균작용을 증가시킨다.
삼릉, 봉출, 적작약, 천궁, 도인, 단삼 등의 투약후 복강내 대식세포가 현저히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