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불순의 한방치료

생리통 정상화…불임 예방에도 효과적

남성과 여성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자궁과 생리, 임신일 것이다. 특히 여성은 난소ㆍ자궁계 생식기와 여성호르몬 등 차이와 함께 성장부터 남성과는 다른 사고와 생리특성을 갖게 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는 책이 인기를 얻은 것은 이러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예로부터 남성과 여성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남자환자 10명을 진료하는 것보다 여자환자 1명 이 더 어렵다는 표현을 써 왔다.(寧醫十丈夫 莫醫一婦人).
여성은 미묘한 감정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질병발생에 관여하고 있어, 남성위주사회였던 옛날에도 여성들의 감정억압 및 스트레스로 인한 울기(鬱氣)와 울화(鬱火)에 대한 언급 및 치료 자료를 많이 볼 수 있다. 울화는 말 그대로 ‘화병’으로 WHO의 질병색인에 정식 병명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기혈(氣血) 순환 장애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기(氣)는 서양의학에서는 대사작용에 해당하고, 혈(血)은 혈액순환에 해당된다. 즉 기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면 질병이 생기고, 반대로 기력이 충만하고 혈액순환 상태가 좋을 때 질병이 낫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와 혈의 관계를 ‘기관차’와 ‘기차’에 비유하기도 한다. 기관차가 힘이 좋으면 기차를 잘 끌고 가듯, 기력이 충만할 때 말단조직까지 혈액공급을 원활히 하게 되는 것이다.
생리불순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기력이 떨어지고 피로하며, 혈액순환 상태가 나빠 아랫배와 손발이 찬 경우에 검사 시에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생리불순, 생리통, 나아가 불임이 오는 경우가 많다. 생리불순의 한방치료는 기력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뇌하수체ㆍ난소ㆍ자궁생식계 기능을 활성화하고 생리불순, 생리통을 정상화하며 나아가 불임을 예방하게 되는 것이다. 저체중, 과체중이 생리불순, 생리통, 불임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때 각각 소화기기능을 활성화하거나 대사를 항진시키는 한방요법으로 체중의 문제를 개선하고 치료효과를 보게 된다.
특히 생리불순, 생리통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불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여성의 상징임에도 생리 문제를 의외로 등한시하고 그냥 지내거나 진통제로 일관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서양의학의 다양한 검사와 약물이 복잡해 치료가 잘 안될 경우 그냥 받아들이고 사는 경우도 많다. 현재 한의학이 복잡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체의 혈액순환과 대사를 원활히 한다는 진리만큼은 고금에 변화가 없다.
최근 동의보감이 의학서로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현재까지 질병치료에 효과적으로 쓰여 지고 있는 객관성, 신뢰성 때문이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한약이 무조건 간수치를 올린다는 그릇된 정보로 꼭 필요한 치료기회를 놓치거나 한방치료를 등한시하여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볼 때 안타까울 뿐이다.
한약의 전문가는 한의사이고 한의사의 정확한 진찰에 의한 한약처방 후 GOT, GPT 등 간수치 측정결과를 보면 오히려 간수치가 떨어지고 간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한약의 비전문가들 사이에서 마치 한약을 몸에 해로운 독약이라도 되는 양 매도하는 사회분위기는 결국 국민건강 악화로 이어질 뿐이다. 시중에 검사 없이 유통되는 식품용 한약재를 개인이 임의로 섭취했을 때는 당연히 몸에 해롭다. 한의원에서 공급되는 의료용 한약재는 중금속, 농약 검사를 농산물 배추, 무보다 수십 배 엄격한 기준으로 식약청 검사를 마치고 공급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먹거리이다. 그러나 쌀밥에도 ‘세균이 검출 되더라’ 식의 마녀사냥은 이제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의식 있는 국민으로서 종식되어야 할 때이다.

/2009년 11월 4일 동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