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속 침 사건은 다시 없어야 _최승영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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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한의원 작성일11-05-30 15:42 조회7,21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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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 전대통령 폐 쪽에 장침이 통째로 거꾸로 들어있는 기묘한 사진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폐 쪽에 위로 향해 꽂혀있는 침’
한의사인 필자로서도 완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사진이었다.
이해가 안되더라도 침이 폐쪽으로 들어간 것은 사실이니, 몇가지 상황을 유추해 보았다.
첫째, 인후염이나 비염이 동반되어 있어서 비강 뒤쪽 혈위에 장침 시술중 비강 뒤쪽 공간으로 침이 떨어지고 마침 이것이 운나쁘게 후두를 타고 기관지로 들어갔다는 가정,
둘째, 흉골 바로 위 ‘천돌’ 혈에서 하향으로 시술된 침이 놀라거나 딸꾹질로 순간 피부를 뚫고 딸려들어갔다는 가정,
셋째, 흉강 피부에 시술된 침이 관리 부주의로 인한 급격한 자세변경시 순간적으로 흉강안으로 딸려 들어갔다는 가정,
넷째, 복부 위장쪽의 ‘중완’, ‘상완’ 등 혈위에서 상향하여 시술된 침이 딸꾹질이나 급격한 자세변경 등 특수한 상황에서 순간 딸려 들어가 횡격막을 뚫고 기관지쪽으로 빨려 올라갔다는 가정,
일단 이 네가지 경우만을 놓고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첫째의 경우 비강 뒤쪽 공간이 7cm 장침이 꺾여서 빠질 공간이 되지 못하고 사진에 꽂혀있는 방향과도 반대가 된다.
둘째의 경우 역시 만의 하나 침이 피부를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고 해도 사진에 찍힌 침이 위치하고 있는 방향과 정반대가 된다. 일반적인 침은 침병이라는 굵은 손잡이가 달려있어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우며, 그럴수도 없는 일이지만 망치로 침병을 때려넣는다 해도 깨끗이 들어가 버리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셋째의 경우 흉강의 폐는 음압이 걸려있는 흉막이라는 두겹의 막으로 둘러싸여져 있어 흉강에 침이 들어갈 경우 흉막에 공기가 들어가는 기흉 현상이 발생하여 폐가 쪼그라들고 숨을 못쉬게 되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사진에 찍힌 양쪽 폐는 모두 멀쩡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넷째의 경우도 유추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의사가 흔히 사용하는 침은 보사(補瀉) 수기(手技)라는 자극을 위한 거친 스프링 손잡이가 달려있다.
한의학은 오랜 시간을 거친 안정성으로 일부에서 무면허자가 불법 시술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수기 자극은 생략하여 민무늬 파이프 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경우 조악한 침시술이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급격한 자세변화 등으로 순간적인 압력에 의해 민무늬 침이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한 추론이 가장 신빙성을 얻고 있다.
물론 양방 의사들의 상식으로도 이해되기 어렵거니와 한의사 역시 진료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인 만큼 납득하기 어려운 희한한 일이다.
폐속 침 사건 보도 직후 한의원에 환자가 줄었다가 한의사와 무관하다는 보도후 그러한 현상은 회복되고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 무면허자 불법시술 위험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무면허자의 불법 침시술시 눈알이 앞으로 튀어나왔었던 이야기나 무면허 뜸 시술후 사망한 여고생 이야기는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의학의 한약, 침, 뜸, 부항 등 치료수단은 수천년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바 있지만, 의(醫)는 온데간데 없고 술(術)만 눈동냥으로 배워 사람들에 임상실습 하기에는 생명의 가치가 너무나도 고귀하다.
운전할 줄은 안다고 고교생들이 대학시험직후 부모차를 몰고나와 전원사망하는 사건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 뉴스이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운전기술은 기본이거니와 차량구조의 기본이해, 생명존중의 사고, 기본법규 습득, 환경문제, 경제적 효율성, 사고시 대처요령 등 체계적인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가가 면허라는 제도로 엄격히 제한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운전재주가 있어도 음주 등에는 큰 사고가 나기 마련이어서 무면허자와 음주운전자는 사고가 없어도 엄벌에 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만여 명의 한의사 공인 의료인에 서울, 지방 전국 곳곳에서 의료보험 혜택하에 무면허자 불법 침시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데, 정작 전문가 의견은 경시하고 무면허자가 오히려 스스로 전문가임을 자처하고 활개치는 사회행태는 합리와 법치에 역행하는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사회현상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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